실험 영화 역사에서 중요한 감독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EX-Retro는 올해 에이미 할펀 회고전을 선보인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총 17편의 16mm 단편과 장편 영화 <낙하 수업>을 포함해, 할펀의 독창적이고 깊이 있는 영상 세계를 조명할 예정이다. 무용가 출신인 할펀은 신체와 움직임을 감각적으로 포착하며, 빛과 해방을 주제로 한 추상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번 행사는 그녀의 예술적 여정을 되돌아보며 실험 영화의 중요한 유산을 되새기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소리그림 Sorigrim
[EX-RETRO]
에이미 할펀은 16mm 필름으로 제작된 약 40편의 단편 영화와 장편 영화 <낙하 수업>(1991)을 만든 감독입니다. 뉴욕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녀는 40년 넘게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며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할펀의 영화는 빛과 움직임, 그리고 필름이라는 매체 자체에 대한 추상적인 탐구를 담고 있지만, 동시에 인간적인 감정과 주제를 강하게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작업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는 바로 ‘해방’입니다. 이는 사회적, 정치적, 심리적, 지각적, 나아가 신체적 제약으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합니다.
할펀은 무용수로 예술 경력을 시작했으며, 10대 시절에는 뉴욕에서 급진적 무용단 ‘린다 구드 댄스 컴퍼니’의 일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이 시기의 경험은 그녀가 몸의 움직임과 제스처를 깊이 이해하는 데 기반이 되었으며, 이는 그녀의 영화 전반에 걸쳐 드러납니다. 그녀는 자신의 신체를 영화 속에 직접 등장시키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호소>의 손짓 장면에서는 그녀 자신의 손이 등장하며, <낙하 수업>에서는 ‘하얀 방 속에서 격렬히 몸부림치는 여성’으로 출연합니다.
2012년, 할펀은 여덟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연작 <단편의 조각들>를 완성했습니다. 이 시리즈는 일종의 찬미로 <3분간의 지옥>, <상처입은 주제>, <반쪽으로>, <억누름의 손짓>, <불로의 묘약> 등이 포함됩니다. 이후 2022년에는 <훌라>, <샤브로>, <네 손가락, 다섯 발가락>, <나는 떨고 있다> 등을 포함한 또 다른 12편의 단편을 새롭게 제작했으며, 같은 해 6월 스페인의 라코루냐에서 열린 S8 페리페리코 영화제에서 초연되었습니다.
할펀은 추상 영화에 대한 인식을 넓히기 위해 뉴욕 컬렉티브 포 리빙 시네마(New York Collective for Living Cinema, 1972–1982)와 로스앤젤레스 인디펜던트 필름 오아시스(Los Angeles Independent Film Oasis, 1975–1980)라는 두 개의 상영 협동체를 공동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다양한 교육기관에서 영화를 가르쳐 왔으며, 남캘리포니아대학교 영화과에서는 7년간 강의했습니다.
그녀는 촬영감독 및 조명감독으로도 활발히 활동했으며, 주요 참여작으로는 팻 오닐의 <픽션의 몰락>, 찰스 버넷의 <마이 브라더스 웨딩>, 데이비드 르브런의 <마야 문자 해독>, <마야 무덤 너머> 등이 있습니다. 멀티미디어 작업으로는, 1970년대에 켄과 플로 제이콥스의 3D 그림자극 그룹 뉴욕 아파리션 극장과 협업했고, 2010년부터 2015년까지는 미국 서부의 전통 조명 퍼포먼스 그룹인 ‘싱글 윙 터콰이즈 버드’(Single Wing Turquoise Bird)에서 활동했습니다.
EX-Retro 1~2 에이미 할펀 Amy Halpe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