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ting
창밖으로 비가 내리는 날입니다. 21회를 맞은 EXiS의 상황을 위로해주는 비 같습니다.
올해 영화진흥위원회에서는 영화제 예산 삭감을 이유로 그간 지원해왔던 많은 영화제에 대해 지원을 중단했습니다. EXiS도 그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EXiS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실험영화를 전문적으로 상영하는 영화제입니다. 극영화에 비해, 다큐멘터리에 비해 대중적인 인지도는 떨어지나 ‘영화’라는 매체를 지탱하는 세 개의 꼭지점 중 하나인 실험영화는 그 존재 자체로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에 많은 영감을 제공해왔습니다. 지난 20년 간 EXiS는 실험영화의 불모지나 다름 없던 대한민국에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고, 성과도 내어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를 진흥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인 영화진흥위원회의 결정은 아쉬움을 넘어 진정 ‘영화의 진흥’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조차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결과를 알게 되었을 때 올해 영화제를 개최할 수 있을지 걱정이 먼저 앞섰습니다. 하지만 이미 지원작들이 수백 작품이 들어와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인건비도 못 받을 위기임에도 스태프들의 ‘이대로 그만 둘 수 없다’는 생각이 영화제를 지속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 때와 같이 개막식이 없는 영화제를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개막식 자체에 대한 비용의 문제도 있었지만 충분한 상영 횟수 확보가 어려워 차라리 상영을 더 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EXiS는 행사를 위한 영화제가 아니라 실험영화가 관객을 만나는 상영의 자리가 더 중요한 영화제이기 때문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영화제가 시작됩니다. 이러한 상태로 앞으로 지속가능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올해는 서울시, 국립현대미술관 영상관, 일본국제교류기금, 브라질대사관, 이미지포럼, 개미그래픽스, 닻올림, 투리빙의 도움으로 영화제를 작게나마 무사히 치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또한 상금을 협찬해주신 시공테크와 인테크디자인에도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끝으로 자비를 들여서 찾아와주신 모든 게스트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영화뿐 아니라 영화 외적으로도 풍성해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울한 이야기만 했지만 그래도 늘 그래왔듯이 엄선된 영화들이 관객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1주일 짧은 기간이나마 실험영화의 매력에 빠져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집행위원장 박동현
Greetings
It's a rainy day outside. The rain seems to console the situation of the 21st EXiS. This year, the Korean Film Council (KOFIC) has cut its budget for many film festivals, including EXiS, citing financial constraints.
EXiS is the only film festival in Korea dedicated to showcasing experimental films. While less recognized by the general public compared to feature films and documentaries, experimental films are one of the three pillars that support the medium of cinema, offering significant inspiration to both narrative films and documentaries. Over the past 20 years, EXiS has faithfully served this role in Korea, a country that was once a barren land for experimental films, and has produced notable results.
In this context, the decision made by KOFIC, an organization established to promote films, is not only disappointing but also makes one question whether they truly understand what it means to "promote films."
Upon learning of the decision, our first concern was whether we could hold the festival this year. However, we had already received hundreds of submissions. Despite facing the risk of not being able to pay our staff, their determination to "not give up" has made this festival possible.
This year, we have decided to hold the festival without an opening ceremony, similar to what we did during the COVID-19 pandemic. The decision was partly due to the costs associated with the opening ceremony, but also because it was challenging to secure enough screening slots, and we thought it would be better to have more screenings instead. EXiS is not a festival that exists for the sake of the event itself but rather for providing a platform where experimental films can meet audiences.
After many twists and turns, the festival is set to begin. While we cannot guarantee the sustainability of the festival in its current state, we are able to hold it this year thanks to the support of 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Japan Foundation, the Embassy of Brazil, Image Forum, Gami Graphics, Dotolrim, and To Living. We are also grateful to Sigong Tech and Intec Design for sponsoring the awards.
Lastly, we extend our heartfelt thanks to all the guests who have come at their own expense. Your presence has enriched the festival not only in terms of film but also beyond. Despite the gloomy news, as always, a carefully selected lineup of films awaits you. We hope you will immerse yourself in the charm of experimental cinema during this short week.
Thank you.
Donghyun Park
Festival Director
Experimental Film & Video Festival in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