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 L’ordre(The Order)_장-다니엘 폴레 Jean-Daniel Pollet (1936-2004)

질서 L’ordre(The Order)_장-다니엘 폴레 Jean-Daniel Pollet (1936-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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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 / 1974 / Color / Sound / 44min / 35mm

사회학자인 모리스 본과 공동으로 작업하였으며, 말로 아구에탄트가 시나리오를, 모리스 본이 편집했다.
Made in collaboration with Maurice Born & Malo Aguettant for Screenwriting; edited by Maurice Born

Description

1903년 부터 1957년까지 유럽에서 가장 오랜기간 지속된 나환자 격리지로 알려진 그리스의 스피나롱가 섬,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이 ‘수용’과 ‘격리'의 역사 앞에, 이 작품이 던지는 이미지는 한 사회가 감추고 싶어하는 일종의 부패의 표식과도 같다. 1901년 그리스에서 공식적으로 법령이 통과되고 1903년 부터 이 섬에 사람들이 격리되기 시작했다. 20세기 초반 그리스의 내부 상황으로 인해 스피나롱가 섬의 삶은 극도로 궁핍한 환경에 처해있었는데, 환자들은 스스로를 위한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 낼 수도 없었으며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다. 1936년 나병에 걸린 20대 초반의 젋은 법학도인 에파미논다스 레문다키스 Epaminondas Remoundakis(1914-1978)는 정부에 대한 청원활동과 나병환자들과의 연합을 결성하는 등 많은 노력을 했다. 그의 노력에 힘입어 스피나롱가 섬에는 극장과 학교가 설립되었다. 1957년까지 남아 있던 마지막 환자들은 당시 아테네의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당시 이 섬에 격리된 사람들에게는 앞으로 벌어질 일을 짐작할 수 없기 때문에, 수용소로 들어가는 출입문은 ‘단테의 정문’이라 명명되었다.

이 섬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헤어조그의 단편으로 부터 텔레비전 시리즈, 영화, 문학 등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팔라조의 지적처럼 이 다큐멘터리는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이하는 난파선의 이미지를 상기시킨다. 그리스 극장에서 어떤 예기치 못한 고통이 무대에 올랐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은 체제가 가진 권력에 대한 의지가 야기시킨 것들에 대한 예상치 못한 방식의 기록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전염병으로 인해 생명의 징벌인 ‘재활'이라는 굴욕을 당하고 있는 자들의 육성과 함께 죽음 조차 비난받을 수 밖에 없는 삶 속에서 완전히 시력을 상실한 레문다키스가 폴레의 카메라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이는 통상적으로 이러한 대상을 다루는 작품이 제시하는 공포나 연민이라는 감정적 소환을 넘어선 대화적 중립지대로 우리를 이끌어 낸다. 이 영화의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던 사회학자인 모리스 본은 1972년 레문다키스의 생생한 육성을 녹음 및 번역하여 나병의 역사화 과정과 종교적/이데올로기적 선입견과 사회적 작용에 관한 다양한 에세이를 함께 수록하여 2015년 출판하였다.(이행준)

From 1903 to 1957, Greek island Spinalonga was the longest-run leper colony in Europe. It was home to 300 to 400 lepers until 1956, when the survivors were transported to a hospital near Athens to be treated. Epaminondas Remoundakis, a lawyer who was in confinement in the leprosarium for 36 years, was one of the survivors who acted as the spokesman for the lepers. Together with Remoundakis, the banished lepers learned to resist rejection and abandonment. Nonetheless, they were unable to return to the mainstream society.

After studying leprosy for two years, sociologist Maurice Born also took interest in Spinalonga and decided to participate in the production of Jean-Daniel Pollet’s film, The Order. Born recorded Remoundakis’ speeches and translated it. In 2015, he published essays on the historicization of lepers in exile, the religious and ideological prejudices lepers were subjected to, as well as the workings of such perspectives in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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