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S2020 수상작 발표 Awards
베스트 엑시즈 어워즈 Best EXiS Award
마키노 다카시 Takashi Makino <더블 페이즈 Double Phase>
코리안 엑시즈 어워즈 Korean EXiS Award
김민정 Kim, Min-jung <“레드필터가 철회됩니다.” “The Red Filter is Withdrawn.”>
중운상 JungWoon Award
이정우 Lee, Jung-woo <레지스탄츠 Die Resistenz>
심사위원 특별언급 Jury special mention
박세영 Park, Sye-young <호텔과 시청 사이에서 Between Hotel and City Hall>
심사단은 국제경쟁 최우수작인 베스트 엑시즈 어워즈에 마키노 다카시의 <더블 페이즈>(2020)로 결정했습니다. 우리는 풍경과 사물을 바라볼 때 풍경 그 자체를 보기도 하지만 무언가를 투영해서 바라보기도 합니다. 기억과 상념, 상상과 생각이 사물 위로 스쳐가며 관객에겐 영화를 보는 시간 동안 새로운 사유가 발생합니다. 관객은 움직이는 이미지 위에 자신을 투영하기도 하고 그것을 통과하기도 하며, 또한 스크린 앞 부동의 신체는 이미지를 통해 어딘가 다른 곳에 도달하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마키노가 호주에서 보았던 것은 영화를 보는 우리의 시각적 경험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더블 페이즈>의 강렬한 시각적 경험은 부단히 움직이는 다층적 이미지를 통해 우리를 스크린 너머의 전혀 다른 곳으로 도달하게 만듭니다. 그것을 통해 우리는 각기 다른 도착지에서 만나게 됩니다. 이것은 영화가 성취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변모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iS2020 Jury chose Takashi Makino's Double Phase (2020) as the Best EXiS Award. When we look at the landscape and things, we see the landscape itself, but we also project something. As memories, ideas, imagination, and thoughts pass over things, new reasons arise for the audience during the cinematic experience. The audience projects themselves over moving images and passes them, and the floating body in front of the screen experiences reaching somewhere else through the images. What Makino saw in Australia is completely different from our visual experience of film itself. The intense visual experience of Double Phases makes us reach a completely different place beyond the screen through the ever-moving multilayered images. Through it, we meet at different destinations. We think this is the most ideal form of transformation a cinema can achieve.
국내경쟁 최우수작인 코리안 엑시즈 어워즈로 심사단은 이견 없이 김민정의 <“레드필터가 철회됩니다.”>(2020)를 선정했습니다. 자막의 형태로 덧입혀진 홀리스 프램튼의 텍스트를 따라 우리는 기억의 풍경 속에서 제주가 경험한 상처의 흔적을 마주하게 됩니다. 영화는 동굴과 벙커의 입구를 통해 우리에게 풍경과 기억을 제시하고, 우리는 이 영화를 탁 트인 바깥이 아닌 어두운 동굴-극장에서 경험하고 있습니다. 기억이 기억작용이라는 틀을 통해, 그리고 개인의 경험적 틀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처럼, 이 영화 속에서 우리는 동굴과 벙커 그리고 촬영된 프레임을 통해, 레드 필터를 통해 이미지를 들여다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보이는 것 너머에 있는 것, 혹은 보이는 것에 더해진 의미를 통해 보지 않을 것을 제안합니다. 우리가 풍경과 기억을 어떠한 틀 또는 매체를 통해 볼 수 밖에 없다면, 그 틀이 보여주는 것을 덜 볼 것을(혹은 덜 보여줄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10분의 러닝타임은 우리에게 보내는 그 방법의 세심한 지시문의 길이에 다름아닙니다.
EXiS2020 Jury chose Kim, Minjung's “The Red Filter is Withdrawn.” (2020) as the Korean EXiS Award. Following Hollys Frampton's text, which is overlaid in the form of subtitles, we encounter traces of Jeju's wounds in the landscape of memory. Kim’s film presents us with landscapes and memories through the entrances of caves and bunkers, and we are experiencing this film in a dark cave-the theater, not just outside the open. In this film, we have no choice but to look at images through red filters, through caves, bunkers and filmed frames, as memory can only be done through the framework of memory, and through the individual empirical framework. But the film suggests not to see through the meaning of what is beyond what is visible, or what is added to what is seen. If we can only see landscapes and memories through any frame or medium, we're proposing to see less (or show less) what the frame shows. The running time of 10 minutes is the length of the careful instructions sent to us.
EXiS를 통해 처음 소개된 작가에게 수여하는 중운상에 심사위원단은 이정우의 <레지스탄츠>(2019)를 선정했습니다. 영화적 시각의 스펙터클을 생산하는 촬영방식인 드론과 완성되지 않는 스펙터클적 사물인 조각상의 흥미로운 만남 또는 대치가 웅장한 바그너의 음악을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이 영화에서 채택하고 있는, 촬영된 영상 클립을 다소 거칠고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재현 방식은 영화 속 구성요소인 드론-시각, 조각상-사물, 그리고 바그너 음악의 삼중주가 그 힘을 있는 그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최소한의 지지대와 같습니다. 이를 통해 자연히 영화는 예기치 않은 긴장감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촬영대상과 촬영주체 간의 관계를 풍부하게 형성합니다. 다만 조각상을 둘러싼 이야기가 영화 속에 전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관객이 짧은 시간동안 영화를 더욱 풍부하게 해석할 여지를 갖지 못한다는 점은 생각할 여지를 남깁니다.
EXiS2020 Jury chose Lee Jung-woo's Die Resistenz (2019) for the JungWoon Award to the artist/filmmaker who was first introduced to EXiS. An interesting encounter or confrontation between the drone, a cinematic spectacle, and the statue, an unfinished spectacle object, is set against the backdrop of Wagner's orchestral music. The kind of rough and direct reproduction of the images that the film adopts is like the minimal support that helps the components of the film, the drone-visual, the sculpture-the object, and the trio of Wagner's music, exert its power as it is. By doing so, the film naturally creates unexpected tension and curiosity, creating a rich relationship between the subject and the subject of the film. However, the story surrounding the statue is not provided in the film at all, the fact that the audience cannot be given any clue or context about the subject in a short duration blocks the way to interpret the film in abundance.
마지막으로 심사위원의 특별언급으로 박세영의 <호텔과 시청 사이에서>를 주목합니다. 아쉽게도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심사위원단은 박세영의 작품이 영화 매체 본연의 문제인 시각과 공간을 흥미로운 방식으로 조망했다고 봅니다. 사운드트랙에서 반복되어 들리는 단어인 숏-리버스 숏(shot-reverse shot)은 영화사에서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몽타주의 최소 단위로 대상에 대한 지각과 그에 대한 반응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숏-리버스 숏의 관계는 처음엔 호텔과 시청을 바라보는 시각적 피드백으로 제시되고 점진적으로 그 관계가 빛처럼 산란되고 전복되기도 하며 결국에는 공간을 이탈하여 비공간적 시각으로 변형됩니다. 그럼으로써 시각은 일안적이 아닌 다층적인 시각으로 영화적 시간 속에서 새롭게 증식하는 효과를 갖습니다. 이것은 영화가 공간중심적 운동-이미지에서 시간-이미지로 변화되는 은유적인 과정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호텔과 시청 사이에서>를 흥미로운 가능성을 가진 작품으로 생각하여 특별히 언급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Lastly, as a Jury special mention, we will pay attention to Park Se-young's Between Hotel and City Hall. Unfortunately, it was not awarded, but we believe that Park Se-young's work has an interesting view of the essence of the cinematic medium, vision and space. Shot-reverse shot, a repeated word on the soundtrack, is a minimum unit of montage to describe perception and response to the subject. But in the film, the short-reverse shot relationship is initially presented as visual feedback to the hotel and the city hall, and gradually it is scattered and subverted like light, eventually leaving space and transforming into a non-place view.
By doing so, the film has the effect of growing anew in cinematic time with a "multi-layered" perspective rather than "unilateral." This is also a metaphorical process in which cinema changes from space-oriented motion-image to time-image. For this reason, we feel the need to special mention Between Hotel and City Hall by Park.
심사위원 EXiS2020 Ju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