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스노우(Michael Snow)와 인터뷰

당신은 음악, 회화, 조각, 드로잉, 사운드, 설치 등 다양한 매체들을 넘나들며 작업을 해왔습니다. 영화에서는 이러한 다-매체적 영향과 더불어 구조주의 영화의 대표적 작가 중의 한명으로 일컬어질 만큼 강한 형식성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긴장감 있는 구조적 영화들과 당신의 다양한 매체사용의 작업들은 서로 어떤 관련이 있는 지 궁금합니다. 

나는 다른 접근 방식들로 많은 매체들을 다루어왔습니다. 각각의 ‘접근’과 결과가 하나의 의식적인 ‘범위’라고 말할 수 있는 점을 제외하면 그 모든 것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요약할 수는 없습니다. 많은 세월동안 음악/사운드 안에서 나는 순수하게 즉자적으로 즉흥적인 음악을 탐사해왔습니다. 그렇지만 또한 나는 "The Last LP", "Sinoms" 같은 음악적인 작곡들도 했습니다. 그 작품들에는 ‘즉흥’적인 요소는 전혀 없구요. 또, "Hearing Aid" 같은 사운드 설치들도 했는데, 어떤 측면에서 그런 작품들은 엄격한 형식적 규칙들을 가지고 있어요. 결과들은 많은 불예측성을 내포하고 있지만요. 그리고 또 영화를 위한 사운드라는 게 있죠. 각각의 것들은 다른 것들이지만 또한 모두 하나의 ‘접근’입니다. 

이후의 구조영화뿐만 아니라 영화사적으로 중요하게 영향을 미친 “Wavelength (1966)”에서는, 영화언어의 문제뿐만 아니라 노동과 부도, 산업적 폭력 등 아주 함축된 내러티브적인 측면이 쟁점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Wavelength (1966)” 만들 때 나는 ‘노동, 부도, 산업적 폭력’ 등에 관해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그 영화는 시간 안에서 진행 developments 의 많은 유형들을 가지고 있고 그러한 ‘진행들’ 중의 하나가 기본적인 하나의 ‘이야기’ (신체, 전화벨) 라고 생각합니다. 

WVLNT(For Those Who Don't Have the Time)(2003), Short version of Wavelenght (1967) 

당신의 영화는 강한 컨셉적 측면, 카메라 움직임, 시간 등을 통한 수사적인 전략 안에서  자체적인 이야기나 내러티브 혹은 쾌락을 만들어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작업 시 이런 영화의 내적 혹은 형식적인 언어들의 구조적 건축의 효과를 의도하십니까? 'Passage' 라는 글에서 당신이 언급한 바 있듯이 한 사건에서 다른 사건으로의 이행이 당신 작품에서는 어떻게 이루어집니까?  

각 영화들은 시간 안에서 진행의 다른 유형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요소들이 사용되는 유형과 연관이 됩니다. 이런 측면에서 “중앙지역 La Region Centrale (1971)”은 “라모의 조카 Rameau's Nephew ... (1974)”와는 (거의 반대에 가깝게) 아주 다릅니다. ‘중앙지역’이 생략적인 다른 패닝들의 체계 위에서 만들어졌다면 ‘라모의 조카’는 기록된 발화 위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나는 근본적으로 ‘스토리’가 아니라 ‘시간을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구조영화와 확장영화의 관계는 무엇입니까? 

‘구조영화’와 ‘확장영화’의 의미는 사용자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나에게 있어서 ‘확장 영화’의 태초 사용은 전통 영화/ 극장 환경보다 영화 상영에 있어서 다른 형태들을 묘사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의 작업은 연극적이며 동시에 음악적입니다. 특히, 당신의 작업방법론은 음악에서의 '즉흥' 연주를 생각나게 하는데요. "Wavelength(1966)", "Back and Forth(1969)" 나 "La Region Centrale(1971)"의 카메라 움직임은 데릭 베일리 Derek Bailey가 말한 표현방식이 정해져 있는 관용적 즉흥 idiomatic improvisation과 외형적으로 비슷해 보입니다. 필름메이커이자 음악가로서 '즉흥연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음악에서 ‘자유로운 즉흥’ 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재발견입니다. 데릭 베일리는 “째즈” 혹은 “플라맹고” 혹은 “라가”와는 다른, “비-관용적 음악 non-idiomatic music” 을 희망했습니다. 나의 영화에는 어떤 즉흥도 없습니다. 모든 작품들은 “기회 chance”와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 accidents” 의 여지가 있는 범위 내에서 사전에 숙고된 형태들 (“배열들 compositions”)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들 혹은 기회의 요소들이 그들이 기여하는 가에 의해  판단되어져야한다고 보여 진다면, 그래서 필요하다면 그들은 제거될 것입니다. 시간 역시 즉흥이나 기여가 아닌 “배열” 입니다.   

Michael Snow + Matthew Boughner
New Harbours Music Series 1.2,
Christ's Church Cathedral: May 11, 2008 

홀리스 프램튼이 언젠가 당신의 "Back and Forth(1969)"의 카메라 움직임을 그대로 모방하여 방안에서 촬영한 학생의 작품을 보고 마이클 스노우는 자신이 평생 동안 공간과 시간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관심을 40살이 되어야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 앞서 질문했던 즉흥연주에 대해서 사람들이 준비도 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계획과 방법이 결여된, 불성실하고 비논리적인 완전한 임기응변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구조영화를 "따라 하기 쉬운" 영화라고 생각하기도 하는 거 같습니다. 많은 구조영화들이 나왔던 6,70년대를 당신은 어떻게 회고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자유로운 즉흥”은 행동입니다. 연주가는 형태의 창조적인 감각에서 나오는 순간적인 제스처를 만들어야만 합니다. 놀라 실지도 모르지만, 나는 무엇이 ‘구조영화’ 인지 확신할 수가 없습니다. 아담스 시트니 P. Adams Sitney의 1970년대 글에서, 그는 진정한 “구조영화”란 무엇인가, 그것은 하나의 영화가 묘사하고 있는데,  "Wavelength"! 이다. 라고 썼습니다. 내가 뉴욕에서 거주하던 때 (1962-1972), 켄 제이콥스, 조이스 윌랜드, 홀리스 프램튼, 폴 샤리츠, 어니 기어, 배리 거손, 토니 콘래드 등과 가깝게 지냈습니다. 우리는 당시 우리의 작품들이 어떤 비슷함들을 가지고 있는지 깨닫지 못했구요. 내가 추측하기에는 이것이 “구조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최근에는 디지털 작업들도 계속해오고 계시는데 디지털의 매체 특성을 고려한 당신의 특정한 관심이 있습니까? 또, 오랫동안 다양한 작업을 해오시면서 변화해온 관심사의 변화들을 간략히 설명해주시겠습니까?  

나는 항상 잠재된 특정한 가능성들을 염두 해 두고 “매체들” 을 사용해왔습니다. "*Corpus Callosum (2002)" 는 필름으로서는 불가능한 디지털 테이프만이 도달할 수 있는 이미지의 새로운 조작성이라는 측면을 염두 해 두고 만들어졌습니다. 

 

*이 글은 2007년 발행된 실험영화 잡지 나방에 수록된 것을 재편집한 것이다. (인터뷰 진행 | 이행준, 김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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