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튼 피어스Leighton Pierce 강연 : 사운드와 이미지의 간극

* 이 글은 EXiS 2007 기간 중 연세대, 서강대에서 있었던 리튼 피어스의 강연을 부분적으로 녹취 및 정리한 내용이다.


나는 원래 음악을 전공했기 때문에 음악작곡을 먼저하고 그 다음에 영상을 입히는 작업을 주로 해왔다. 자연적인 소리들을 재료로  소리를 만들어 내는 구체음악이라 불리는 장르의 음악을 시작할 당시 나는 전자음악을 주로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상상의 세계를 사운드로 변화시키는 것은 사운드를 통해 세상을 만들고 그 위에 이미지를 덧 씌우는 것이다. 사운드를 먼저 만들고 그 위에 이미지를 입히다 보니 이미지랑 사운드가 결합되지 않을 때 도 있고 우연하게 굉장히 잘 맞을 때도 있는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통합적 사운드 Diajetic Sound는 관객이 영화 속 상상에 존재한다고 믿는 이미지의 스토리나 화면에 종속된 사운드이다. 이미지 안에 존재한다고 상상하는 것들, 예를 들어 영화적인 공간 안에서 만들어지는 대화나 주변 공간, 문을 열고 닫는 효과음 들은 모두 통합적 사운드이다. 화면 속에 직접 보이는 사운드가 아니더라도 내가 문을 열 때 누가 나를 부르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소리는 그 사람의 얼굴이 화면에 보이지 않더라도 영화적 공간속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에 통합적 사운드라 부르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비 통합적 non-diajetic 사운드, 통합적 사운드가 아닌 것은 무엇일까?

관객― 프레임 바깥에서 오는 사운드.

리튼― 누가 부르는 소리와 같이 여전히 통합적 사운드이다. 통합적 사운드를 정의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다. 만약, 영화 속의 인물이 들을 수 있 는 사운드라고 생각되면 통합적 사운드이다.

관객― 인물의 감정을 과장시키기 위해 쓰는 효과음 같은 것은 어떤가?

리튼― 모호하긴 하지만 만약에 인물이 정말 듣고 있지 않다면 가능할 것 같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서사 영화 속에서 캐릭터가 듣지 않는 사운드를 떠올려 보면 된다.

관객― 내레이션

리튼― 맞다.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 물론 직접 캐릭터가 이야기 하는 것 처럼 느껴지면 통합적 사운드지만, 느와르 필름에서의 보이스 오버나 내레이션은 비 통합적 사운드다.

관객― 만약 화면속의 인물이 귀가 들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생각할 수 있나?

리튼― 좋은 예인 것 같다. 제가 봤던 한국 영화중에서 주인공이 소리를 듣지 못하는 영화가 있었던 것 같은데 굉장히 시끄러운 클럽에 들어가는 여 자 주인공의 모습 다음에 여자의 시점 샷에서 사운드가 사라지면 난 그것을 통합적 침묵 Diajetic Silence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 밖에 캐릭터가 듣지 않는 비 통합적 사운드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관객― 뮤직.

리튼― 주인공은 전혀 모르는 나중에 덮여 씌워진 배경음악 등이 비통합 적 사운드이다.

필름을 보는 사람이건 아니면 만드는 사람이건 이러한 통합적, 비통합적 사운드에 대한 인식이 공간을 창조하거나 필름을 만드는데 있어 중요한 요 소로 작용한다. 사운드와 이미지의 관계성에 관련된 내 작품의 일부를 감상 하고 이야기를 계속하겠다.

<50피트의 현들 50feet of strings>의 첫 번째 부분을 보자. 이 작품의 경우 16mm로 만들어진 촬영할 당시에는 전혀 녹음을 하지 않았고, 이후에 사운드를 디자인했다. 너무나 많은 자유가 있었다. 사운드가 없었기 때문에 어떤 것이든 할 수 있었지만, 이미지와 관계를 생각하면서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어떤 장면에 통합적 사운드를 사용할 것인가에 대 한 고민이었으며 지금 볼 작품의 장면 속에서는 굉장히 작은 비통합적 사운드가 있다. 2분 정도 본 후에 계속 이야기를 하자.


굉장히 단순한 촬영, 약간의 패닝과 포커스의 변화가 있었는데 사운드가 추가되면서 이미지에 대한 보는이의 지각 자체가 완전히 변하게 된다. 또한 이미지에 대한 시간의 인지 자체도 바뀌게 된다. 제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주로 내는 과제가 1분 길이의 영상을 만들게 하고, 나중에 사운드를 첨가함으로 인해 어떻게 1분이라는 시간이 다르게 느껴지는 지를 생각하게 한다. 방금 보신 부분에 대해 질문 있는가?

관객― 첫 장면은 어떻게 촬영한 것인가?

리튼― 차 시동을 끈 상태로 언덕길을 내려가면서 동시에 차 유리창에 스프레이로 물을 뿌리고 또 움직이는 나침반을 차속에서 촬영한 장면이다.

혹시 이 장면에서 비 통합적 사운드가 있었을까? 통합적이냐 비-통합적이냐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사운드가 어디서 올 것인가라는 믿음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만약, 사운드가 배경에 있는 사람이 부르는 노래라든지 멀리서 오는 소리라도 이야기 속에 있다고 믿는 다면 통합적 사운드고 그렇지 않다면 비-통합적 사운드이다. 사운드를 통해 복화술처럼 이미지에 이야기를 넣을 수 있다. 이러한 개념들은 실험영화나 서사영화 모두에 적용될 수 있는 기본적인 것이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이미지와 사운드를 별개로 생각하여 이 두 가지가 만나서 상승 작용을 일으키게 할수 있다는 생각과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하는 자세가 굉장히 중요하다.


다음은 16mm로 촬영한 작품이고, 원래 의도는 한 장면으로 촬영하려고 했지만 실수가 생겨서 여러 번 촬영을 하여 편집을 반복 하면서 작업의 개 념이 많이 변했다. 이미지위에 사운드를 추가하여 이야기나 감정을 만들었 다. 촬영 도중에 삼각대가 움직여서 카메라가 움직이는 실수가 있었는데, 사 운드가 첨가되면서 이런 실수에 대해 아무도 알지 못했다. 통합적 사운드를 통해서 움직임과 결합을 시켰기 때문이다. <유리잔 Glass>이라는 작품을 보겠다.

사이즈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은데 이미지는 굉장히 좁은 공간을 표현 하고 있지만 사운드는 훨씬 더 넓은 공간을 표현하고 있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뿐만 아니라, 멀리서 들리는 사운드 우리 머릿속의 공간을 사운드가 훨씬 더 넓혀준다.

관객― 어떻게 이미지를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리튼― 줌은 없었고, 전부 심도가 얕은 망원렌즈를 가지고 포커스 변화를 통해 촬영했다. 필터를 많이 끼우고 조리개를 최대한 열어 포커스 변화를 주었다. 여러 가지 물체들을 카메라 앞에 일렬로 세운 후에 물이 넘치고, 컵 에물을붓고, 작은 거울이 줄에 매달려 있었고 건너편에 그네를 타는 아이들 이보이고있었고불에서나는연기, 유리공이 컵을 깨고, 다음에 작은 거울 이 다시 매달려 있었고 이 모든 것들이 한 번에 일어나도록 5배속-느린동작 으로 촬영했다.

테스트 촬영 시 유리가 깨지는 것을 방지하기위해서 유리에 종이를 붙여 연습을했는데, 본 촬영시 실수로 종이를 처리하지 못해 유리가 깨지지 않았다. 다음날 증기스팀을 발생시켜 다시 촬영을 했다. 처음에는 굉장히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과정으로 시작되었지만, 이후에 시적인 느낌의 작품으로 변했다. 촬영 과정이 복잡하긴 하지만 이미지를 만드는 일은 쉬운 것이다 문제는 사운드를 입히면서 시작된다.

관객― 사운드를 만들기 전에 미리 계획을 가지고 단계적으로 각각의 소리를 녹음하는가, 아니면 계획 없이 녹음된 각각의 소리로 사운드를 만드는 가?

리튼― 이미지에서 확실하게 보이는 사운드들은 정확하게 해야 하기 때문 에 리스트를 가지고 녹음을 한 것이고, 평소에 녹음하여 날짜별로 기록해둔 사운드를 들으면서 맞는다고 생각하는 사운드들을 삽입하여 만든다. 프로툴 을 이용하여 사운드 작업을 하는데 10개에서 12개 정도의 트랙을 이용하여 작업을 한다.

평소에 녹음하여 추적한  사운드 라이브러리에는 개별적인 이름을 표기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런 경우 사운드를 듣지 않고 필요한 부분을 이름만 보고 선택하여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직접 녹음한 사운드에는 하나의 이름으로 정의 되는 소리이외에 다른 소리도 함께 있기 때 문에 꼭 다시 들어야만 다른 소리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날짜별로만 기록을 하여둔다. 다큐멘터리 수업을 할 때 학생들에게 채집한 재료에 하위 항목의 내용을 기록하지 못하게 하는데 위와 같은 이유이다. 하위 항목을 기재한 내용을 보게 되면 시각정보가 강하게 인지되어 재료가 가진 다양한 내용을 듣지 않게 된다.


필름에서 영상 편집은 주로 컷으로 구성 되었지만 사운드는 여러 개의 트 랙을 믹스해서 만들어진다. 나의 작업이 디지털비디오로 넘어오면서 영상도 사운드처럼 여러 개의 영상을 믹스해서 작업하게 되었다. 이제부터 보는 작 품들이 그런 것이다. <물속의 나 자신 My person in the water>를 보겠다.

이미지 자체가 구상적이었지만 여러 가지 이미지 트랙들의 믹스를 통해 추상적으로 만들었다. 만들면서 가장 큰 질문은 어떻게 물의 속성을 표현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질문의 요점은 사람들이 어떻게 그 사운드를 듣 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기대를 가지게 할 것인가 이다. 우리는 영화나 TV를 통해서 물속 사운드를 다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익숙해져버린 사운드이지 실제의 사운드와는 다르다. 또 어떻게 시간이 흘러가는지를 보여주는 것 도 하나의 문제였다.

처음에 이미지만 봤을 때는 아름다운 느낌이었는데, 사운드를 넣고 나서 는 어두운 느낌이었다. 의도하지는 않았다. 작업을 할 때의 과정이나 기술 적인 부분들은 구체적으로 알고 작업하지만 결과물이 어떤 감정을 만들어 낼지는 나도 잘 모른다. 만들어진 결과물에 대해서 관객들의 반응과 나 자 신의 반응을 보면서 이 작품이 가진 감정이 어떤 것인지 오랜 기간 동안 알 려고 하려고 노력한다.

관객― 결과물이 어떤 감정을 만들어 낼지 구체적으로 모르고 작업하는 것도 의도에 의한 것이 아닌가?

리튼―영화를만드는두가지방법이있을것같은데, 한가지방법은내 가 생각하는 것을 재현하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 방법은 벌어지고 있는 것 들을 따르면서 어떤 것이 생길지를 발견해 내는 것이다. 나는 후자의 방법 으로 영화를 만든다. 어떤 의도나 계획을 가지고 촬영을 하는 것이 아니고 아내가 연못에서 수영하고 있을 때 그냥 카메라를 켜놓고 촬영한 것이다. 촬영한 장면이 20~25분 정도가 있었는데 거의 쓸 수 없을 것 같았다. 이중에 서 2분 정도의 이미지를 관심 있게 살펴보다가 작업을 시작했다.

작업을 할 때 세 번의 감정에 대한 고려가 있는데 수영하면서(촬영을 할 때) 알고 있던 감정, 편집할 때 이미지를 보면서 느껴지는 감정, 마지막에 사운드를 통해서 다시 변하게 되는 감정이다. 원래 벌어진 실제 상황보다 변환되는 감정의 과정을 통해서 철학적, 내용적으로 깊이를 더해가게 된다. 작품을 보면 볼수록 꿈에 대한 해석처럼 느껴지는데, 꿈을 꿀 때는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하지만 깨면서 의미를 부여하고 관심을 갖게 되는 것처럼 내 작업과정도 그런 과정을 겪는 것 같다.


관객― 사운드와 관련된 추천할 만한 책이나 영화를 알려 달라.

리튼― 미셀 시옹 Michel Chion의 <오디오 비전 L'AUDIO-VISION (SON ET IMAGE AU CINEMA)>, 릭 알트만Rick Altman의 <사운드의 이론theory of sound> 그리고 http://filmsound.org와 같은웹페이지에도 많은 자료가 있다. 사운드 공부에 도움이 될 만한 영화들을 소개한다면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Andrei Tarkovsky의 영화들과 테렌스 맬릭 Terrence Malick의 <씬 레드 라인 The Thin Red Line>시작부분 사운드를 유념해서 보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많은 감독들 이 처음에는 사운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만드는 반면에 나중에는 그런 것들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자주 있는 것 같다.

관객― 나 같은 경우, 저 영화를 보면서 내가 어머니의 배속에 있으면서 백색소음 같은 것을 듣는 느낌이 있었다. 물론 내가 그 안에서 어떻게 들었 는지 기억할 수는 없지만 저런 이미지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만약 여기에 백색소음 같은 것을 첨가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리튼― 결과를 놓고 사운드를 넣은 것은 아니고 실제로는 그 사운드를 목 적에 두고 작업하는 것을 절대 좋지 않다.

나는 실험영화 작가로 평가되어지고 있고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사운드에 대한 개념은 과거에 시적이고 예술적인 서사영화들과 할리우드 영화에서 대부분을 배웠고 그것을 나의 작품으로 가져온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세르지오 레오네Sergio Leone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웨스트 Once Upon A Time In west> 앞부분 12분을 보면 사운드와 이미지가 실험적으로 쓰이고 있다. 물론 이것은 서라운드도 아니고 모노트랙의 매우 단순한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사운드와 이미지의 실험적 관계에 대한 탐구가 잘 표현되어 있다.


관객― 사운드를 손으로 직접 그리는 것과 같은 필름의 물질성에 기반을 둔 작업들은 통합적-비 통합적 사운드 개념을 통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가능 한가?

리튼― 물질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사운드를 이해하는 것을 메타 통합 적 사운드 Meta Diajetic Sound라 할 수 있는데 이는 통합적diajetic, 비 통합적 non-diajetic 사운드의 변화도 가능하고 작가의 시점으로 사운드 자체의 성격 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다 메타 통합적 사운드 Meta Diajetic Sound로 얘기 할 수 있다.

관객― 필름에서 디지털 비디오작업으로 넘어오면서 이미지를 수집하는 방식이 바뀌면서, 사운드에 대한 접근 방식도 바뀌었을 것 같은데 이 점이 궁금하다.

리튼― 과거에 필름작업을 할 때는 모든 것을 세팅하고 촬영하게 되어있 어서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운드에 대한 것 역시도 이미 계획을 가지고 하 는 경우가 많아 완성하기는 쉬웠으나 그만큼 갇혀있다고 할 수 있었다면, 지금의 디지털 비디오작업은 카메라 움직임 자체도 하나의 제스처로 되어버 려서 쉽고 자유롭게 되다 보니 훨씬 더 넓은 사운드의 공간이 생겼고 과거 작업 보다는 덜한 통합적 사운드를 구사 할 수 있게 되었다.

관객― 효과는 어떤 것들을 사용하였는가?

리튼― 이것은 소니 원CCD HDV 카메라로 촬영을 한 것이고 카메라 자체 효과는 셔터스피드만 변화하여 촬영한 것이다. 편집할 때 효과는 17개의 비 디오 트랙으로 작업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관객― 효과들이 촬영 때부터 미리 의도하여 결과가 나온 것인가

리튼― 촬영시 고려하지 않았다. 촬영 할 때는 현장의 느낌 그대로를 촬 영하고 편집 시 어떻게 전환을 할지를 고민한다. 주로 비디오트랙들을 중첩 시켜 효과를 만드는데 때로는 2년 전에 촬영된 소스를 쓰기도 한다.

관객― 나무를 베는 사람이 나오는 <그는 도끼질을 좋아해 He Likes to Chop Down Trees>는 어떻게 만들어진 영화인가?
리튼― 시인인 내 친구가 나무를 자르는 연기를 해주었고, 미니멀 음악가인 스티브 라이히 <come out>(1966)에서 영감을 받아서 만든 작품이다. <come out>은 두 대의 플레이어를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재생하여 만든 음 악작품인데 난 이것을 영상으로 표현하고 싶었고, 당시 편집을 배우고 싶었 기 때문에 이 작품을 통해서 편집의 방법론을 실험해 보았다.

관객― <화전 강아지>부터 <넘버 원>까지 많은 변화가 보인다. 최근에 염 두에 두고 있는 사운드나 영상에 대한 고민이 있는가?

리튼― 매 작품마다 선호하는 사운드나 장면들이 있지만, 자동차가 지나 가는 장면들을 좋아했고 편집적인 이유가 있기도 했고 사운드적인 측면에서 는 경적소리, 통합적인 사운드를 만드는데 많은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작품 을 통해서 구성을 하고 보여주려고 한 것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만들 때 나의 감정의 흐름에 대하 표현입니다.

관객― <넘버 원>은 다른 작품과 이미지 구성이나 접근 방법이 달라 보이 는데, 중앙에 위치한 그래픽적인 사각형 형태, 여백을 차지하는 다른 이미지 등 이전의 작품과 차이점이 궁금하다.

리튼― 이 작품은 원래 6개의 모니터를 이용한 설치작품이고, <내장>이라 는 작품부터 <넘버 원>까지 설치 작품이 많았는데 시간과 공간이라는 것을 이용해서 관객과 접하는데 흥미로웠던 작품입니다.


관객― 감정을 전환시키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로맨티시즘에 기 초한 것인지? <37번가 렉싱턴 거리>를 비롯해 다른 작품들이 비슷하게 느껴 지는데, <내장>이란 작품에서는 분노와 같은 약간 다른 감정이 보여서 어떠 한 배경이 있는지 궁금하다.

리튼― 비디오 작업을 통해서 내가 가졌던 감정을 그래도 전환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한 번 현재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것이라고 처음이야기 했던 것을 다시 이야기 하고 싶다. 특히, <내장>이라는 작품은 분노라기보 다는 욕망이라는 것에 대해서 그것의 불만족, 실망이라는 것들이 표현된 거 같다. 사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아내와 아이들이 살고 싶은 장소를 오가면서 살 수 밖에 없는 삶의 사적인 이유로 인해 발생하는 긴장감, 욕망에 대한 실망감 같은 것들이 반영되어 있을 것이다. 그 작품을 만드는데 3년 정도 걸렸고, 시작할 때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그간 의 감정의 전이 변화들이 그 안에 표현된 것 같다.

관객― 작업과정에서 아이디어가 명확하게 떠오르는 순간, 그것의 진행방식에 대해 궁금하다.

리튼― 약간 다른 관점으로 보실 수 있고 <회전 강아지>의 경우 시간이 많이 걸렸고, 다른 작품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접혀진 시간은 카메라를 통해 서 만든 작업이고 퍼포먼스 적인 요소가 결합되어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정확하게 어떻게 아이디어를 가지게 되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당시에 연속성이라는 것에 대해서 관심이 있었고 한 문장을 정해 놓고 시작 지점과 끝점을 12번 정도 촬영을 했습니다. 두 개의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경험해 보기를 경험했고, 시간이 순방향, 역방향으로 가는 것을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관객― 당신의 작품은 비엔날레, 현대 미술관에서 관람객이 경험할 수 있 는 작품이기도 하고 영화제에 오는 사람들이 관람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 니다. 두 가지의 차이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네요.

리튼― 두 가지는 다릅니다. 지금과 같은 경우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시 작과 끝이 있고 그 시간동안 관람객을 어떤 여정으로 이끌게 됩니다. 갤러리에서 설치를 할 때 가장 많이 고려하고 두려워하는 부분은 시간을 통제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관람의 유동성에 대해서 말이죠. 갤러리 설치 작업은 공간에 가까이 큰 정도에 따라 영화는 단순한 공간이기 때문에 통제가 쉽죠. 또 다른 점은 사운드 입니다. 이러한 극장에서는 우리가 이미지를 바라 보면서 사운드를 붙여 만든 것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지만, 갤러리에서는 사운드에 대한 고려가 전혀 새로운 지점에서 시작합니다.

HANGJU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