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의 잔상
‘현재’란 체험하는 것이 불가능한 시제이다. 현재를 감지하는 순간, 그것은 이미 과거가 되어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시제에 관한한 언어는 광학완구와 같다. 정확성을 기하여 말한다면, ‘지금’이란 기표는 끊임없이 기의를 상실하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장 엡스탱Jean Epstein은 현재의 이러한 모호함을 시각에 기반을 둔 것으로 설명한다. “현재를 감지하기 위해 시계를 바라보는 순간, 엄격히 말하자면 현재는 이미 없어진 상태이고, 또 엄격히 말하자면 현재는 다시 나타나 있다.” 현재는 측정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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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작품 배급이라는 파라독스
실험영화가 기반을 얻어 가고 있지만 아직도 불명확한 파라독스를 유지하고 있다. 영화제작자들은 그들의 작품을 이전에 있던 영화 용어로 설명하지 않을 것이다.(할리우드에서 젊은 영화 감독이 예를 들어 스타워즈와 밤비의 혼합 같은 것을 그의 전혀 새로운 프로젝트인 양 설명하는 것과는 달리) <실험적인>이라는 용어조차 실제로는 드물게 사용된다. 더 높은 흥행수익을 얻기 위해 시험 상영과 전략을 실험하는 할리우드가 오히려 실험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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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 푸티지 지형도 그리기
멜리에스Melies의 동명의 필름(1902) 장면을 가져온(1902) 스페인의 애니메이션 작가인 세군도 데 초몬Segundo de Chomon의 <달 여행Voyage dans la Lune>(1909)부터, 히치콕의 작품(1960)에 40년 후에 색을 입히고 도상학적 변주를 통해 새롭게 작품을 재해석한 구스 반 산트Gus Van Sant의 <싸이코Psycho>(1999)에 이르기까지 영화는 항상 자신의 상호 텍스트적 형식을 보여 주고 있다. 게다가, 우리는 히치콕의 작품을 새롭게 재해석한 중요한 원형들을 쉽게 살펴볼 수 있다. 구스 반 산트는 원작의 표면을 비벼 깨끗하게 하여, 작품의 해석 자체가 아무런 특성이 없는 상태가 되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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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케이지와 즉흥성
20세기 음악에 대한 존 케이지의 공헌은 '침묵'과 '우연성'이라는 두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 이 두 단어는 케이지 자신의 음악론(혹은 비-음악론)을 이해하는데 있어서도 열쇠가 된다. 하지만 그의 음악론에서 정작 침묵과 우연성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는 점은 많이 논의되지 않는 것 같다. <4분33초>로 알려진 음악에 침묵의 도입, 그리고 그에 따른 전적인 우연성의 도입과 같은 케이지의 시도가 어떤 질문과 관련되는가 하는 것은 진지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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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갤러리로의 이주에 대한 짧은 노트들
현대예술의 미학적, 매체적인 지형 변화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오늘날 예술가의 영화/비디오(artists’ film and video)라는 용어 아래 자주 묶이는 주요 실천가들(더글러스 고든(Douglas Gordon), 스탠 더글러스(Stan Douglas), 에이자-리자 아틸라(Eija-Liisa Ahtila), 피에르 위그(Pierre Huyghe), 필립 파네로(Phillippe Panerro) 등 수많은 예술가들 중 단 몇 명)이 표준적인 영화(대중문화로서의 영화와 예술로서의 영화 모두의 의미에서)의 전성기 하에 예술가적 수업을 받은 시네필들 이라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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