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적 실천으로서 비디오 Video as Architectural Practice

제가 건축적 실천을 위해 비디오를 도구로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시간에 기반을 둔 매체라는 점이고, 또 다른 하나는 신체와의 관계입니다. 시간적인 면에서는 영화도 마찬가지이지만 신체적인 측면은 비디오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것입니다. 비록 이 두 부분은 서구의 건축학에서 배제되었던 부분이지만, 제가 하고자 하는 건축적 실천은 바로 이 두 부분을 재조명하는 것이었습니다. 동시에 신체도 시간적인 것이고 신체는 시간적인 형식으로 존재합니다. 제게 있어 건축은 저의 신체와 신체가 처한 환경 사이에 일종의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고, 이 관계 역시 시간적인 것이기에 비디오라는 매체를 통해 이러한 관계를 구축할 때에는 촬영을 중단할 수 없습니다. 단절되지 않은 영화의 구성단위로서 쇼트만이 바로 이 과정을 시간으로 기록할 수 있고, 시간적인 형식으로 존재하는 공간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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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뷰로 Video Bureau - 녹상국 录像局

15년간 중국에서 여러 관계를 맺는 동안, 나는 경제 붐과 함께 부유한 예술 세계 주변부에 존재하는 예술가들을 알게 되었다. 이들은 대안 공간 alternative spaces1)을 시작했고, 작품활동을 통해 얻은 재정적 소득과 후원자의 기금(때로는 외국에서 비롯된)으로 자신들의 공간을 지키기 위한 활기찬 투쟁을 진행했다.2014년 광저우를 방문했을 때, 한 젊은 예술가는 광저우에 “세 개의 산맥”으로 불리는 공간에 대해 알려주었다. 세 산맥은 각각 시대미술관(타임뮤지엄) 时代美术馆(Timemuseum), 캔톤본 CANTONBON(보르헤스서점예술기구博尔赫斯书店艺术机构), 비타민 크리에이티브 스페이스 维他命艺术空间이었다. 광저우의 많은 젊은 예술가와 큐레이터는 이들 중 한 곳에서 일하기를 희망한다. 각 공간은 저마다 독자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는데 시대미술관은 부동산 자본에 투자받는다. 비타민 스페이스는 상업 갤러리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캔톤본만은 독특한 개성과 열정으로 가득찬 기관으로 천통 陈侗이라는 예술가에 의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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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아방가르드영화와 현대미술

개별장르로서 영화와 미술은 집단적 제작방식과 개인적 작업, 대중예술의 통속성과 순수예술성, 서사적 이야기와 비서사성, 카메라 같은 기계적 산물과 개인의 창조적 재능, 시공간예술과 공간예술 등에서 대립되는 변별성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시각 예술의 차원에서 영화는 미술과 마찬가지로 시각적 요소들의 형상화를 통한 세계를 바라 보는 방식을 제시하는 데 그 본질적 특성이 있다. 달리 말해 영화의 기본단위인 한 쇼트의 구성은 색, 형태, 선, 구도, 회화적 양식의 세팅, 거리, 위치, 앵글, 화면의 질감 같은 시각적 요소들로 디자인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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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보르스키 포인트Zeboriskie Point> 박병래 인터뷰

함축된 이미지에 관심이 많다. 키워드나 작은 단어를 함유할 수 있는 공간과 이미지를 찾는 것이 주요한 작업이고, 행위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내러티브나 텍스트를 아래에 까는 건 그 작업을 방해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작가가 작품을 내놓으면 작가 소유할 수 있는 선을 벗어나고 관객이 자율성을 갖는다고 생각하는데, 텍스트는 이를 많이 방해하는 것 같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대사나 텍스트를 배제하다보니 제스쳐나 표정이 많이 남더라. 행위는 학부 시절 회화과였지만 행위예술을 많이 했었는데, 그 당시에 만족스럽지 않았던 부분을 지금 하고 있다. 기록을 한다든지, 시간을 조작해 이야기를 만든다던지 것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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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스 메카스Jonas Mekas의 소묘素描에 대한 노트

메카스 형제에게 미국 생활은 고달팠다. 그러나 그가 도착한 후  2주가 지나서 그는 그의 첫 볼렉스 16mm 카메라를 구입할 돈을 빌렸고 그의 삶의 순간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1949년 후반 그들이 도착했을 때 그 형제들이 쓴 첫 대본은 <로스트, 로스트, 로스트Lost, Lost, Lost>라고 불리는 영화를 위한 것인데, 그 영화는 격리된 사람들의 삶에 관한 다큐멘터리이다. 일상을 연대기로 기록하려는 분명한 욕망이 그의 시에 기본이 되고 메카스의 일련의 영화 작품의 대부분에서 중심을 차지한다. (1975년 영화, <로스트, 로스트, 로스트>의 시작에서 몇 개의 쇼트들은 그리움과 추방의 초기 기록 푸티지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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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스 메카스Jonas Mekas의 일기체 영화에 대한 소론

이미지의 인상이 소재가 된 사람의 분위기와 즉각적이면서 기적적으로 결합된 듯한 그런 속성이 메카스의 영화들에는 스며있다. 이것은 과장일까. 메카스가 그려낸 이미지의 기록이라는 것은 어떤 면에서 혁신적인 것일까. 오늘날 메카스가 하는 작업을 수많은 보통 사람들이 자신의주변 일상을 기록하면서 하고 있다. 아이들의 돌잔치나 유치원 재롱잔치나 부모의 회갑연 따위를 찍은 영상을 후에 편집한다고 할 때 편집실에서 이와 유사한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까.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 비결은 무엇일까, 궁금해지는 것이다.

HANGJUN LEE
오쿠야마 준이치 Okuyama Junichi에 관한 노트

영화 필름의 프레임(코마)와 프레임 사이에 존재한다고 할 수 있는 셔터는 연속하는 사진 띠의 움직임을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하는 것으로, 옛날 일본 인형극 등에서 검은 옷을 입고 무대 위에서 인형을 조작 했던 사람, 다시 말해 보이지는 않지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사용되는 "쿠로코(Kuroko 黒子)"라 할 수 있습니다.

HANGJUN LEE
다큐멘터리, 혹은 아방가르드의 실질적 현현*

‘다큐멘터리’라는 영역은 다양성과 변화를 포용하는 유기적인 것이지만, 시대와 관점을 관통하는 하나의 본질에 가까운 정체성이 있다면 ‘현실’과의 결연일 것이다. ‘현실’은 다큐멘터리의 출발점이자 최종적인 지향점이다. 다큐멘터리가 수행하는 수사의 기반이자, 윤리의 근원이다. 이로 인해 다큐멘터리는 영상 매체가 연루되는 다른 형태의 창작 행위로부터 명확하게 구분된다. 사진적, 영화적 이미지의 현실에 대한 지시index적인 기능은 기호적 특성을 넘어서는 하나의 묵직한 사명감이 되어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주체에 주어졌다. 그 무게로 인해 다큐멘터리는 ‘허구’라는 작위성의 영역과 결별할 뿐 아니라, 허구가 동반하는 담론의 방식과 소통의 장으로부터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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