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8일 금요일, Lab Program 1 + GV

 7월 8일(금) 오후 2시 “Lab Program 1”에서는 핸드메이드 필름 랩 ‘스페이스 셀’과 복합문화예술공간 ‘문지문화원 사이’에서 공동으로 진행한 필름 워크숍의 결과물들을 상영했습니다. 

 영화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셔터의 의미에 대해 탐구하는 김현일 작가의 <48분의 1초의 의미>, 필름과 디지털을 교차시켜 다양한 이미지를 관찰한 박순천 작가의 <빅 크런치>, ‘날것’의 아름다움을 탐구하며 시를 쓰는 과정을 기록한 최야 작가의 <고흐가 해안선 따라 걸어간 이유>, 잡을 수 없는 순간을 필름에 담아내려 한 서유리 작가의 <잡을 수 없는>, 사랑에 관한 사적인 기억을 촉감이미지로 확장시켜 시적으로 묘사한 이윤선 작가의 <어려워진 살>, 기록된 것과 그것의 바깥 세계는 어떻게 만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이유리 작가의 <노래, 모래, 솥(혹은 불)>, 달리는 여자의 기묘한 움직임을 프레임 단위로 촬영, 편집하여 기록한 이윤서 작가의 <73초의 기술>, 여러 가지 다른 것들이 동시에 미끄러져 내려오는 무성영화의 무한함을 담아낸 김승유 작가의 <미끄럼틀을 타는 아이들> 8편의 작품들이 차례로 상영되었습니다.

 작품 상영 후에는 GV가 진행되었습니다. 이유리, 김승유, 서유리, 이윤서, 김현일 작가가 자리에 함께 했습니다. 각 작품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들은 후, 질문과 대답을 통해 작품의 의도, 촬영 방식 등의 세부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나누었던 이야기를 간단히 정리해 올립니다.

 

질문: <미끄럼틀을 타는 아이들>이라는 제목을 보고 아이들이 나올 것을 기대했는데, 아이들이 안 나왔다. 결과적으로 아이들이 나오지 않은 것이 더 좋았다고 생각했다. 일부러 아이들이 안 나오게 의도한 것인가요?

김승유 작가: 영화를 찍는 과정에서 미끄럼틀에 필름을 설치했습니다. 그 위로 실제 아이들이 미끄럼틀을 타고 지나간 것을 필름에 기록한 것이니까 사실상 영화에 계속 아이들이 나온 것입니다. <미끄럼틀을 타는 아이들>이라는 제목은 어감이 좋아서 선택한 것입니다. 작품을 만들기 전에 제목을 먼저 정하고 시작했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최대한 사람이나 사물이 안 나오게 하고 싶었습니다.

 

질문: 달리는 여자의 이미지를 프레임 단위로 촬영, 편집하신 이유가 있나요?

이윤서 작가: 저는 72초에 맞추어 달리기 운동을 하는 사람의 이미지를 캡쳐하고 싶었습니다. 72초 내에 달리는 모습을 담으려면 싱글 프레임으로 촬영해야 했습니다. 1초 단위의 싱글 프레임으로 계속 촬영해서 그것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작업했습니다.

 

질문: 72초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이윤서 작가: 제일 애매한 시간이 뭘까 생각해봤는데, 어떤 영상이든 보통 1분 12초에서 끊으면 제일 애매해지더라구요.

 

질문: 실제상영시간은 1분 26초인데요? (웃음)

이윤서 작가: 사실 72초에 맞추고 했는데, 넘어갈 수도 있다 생각해서 제목은 73초라고 지었습니다. 그런데 1초보다 더 넘어가서… 10초 정도 초과되었네요.

질문: 이유리 작가님 작품은 파운드 푸티지 작업을 하셨다고 했는데, 방법론에 대해 간단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유리 작가: 필름 푸티지 소스는 미국 해리 에이치 소스의 퍼블릭 도메인으로 사용할 수 있게 공개되어 있는 것들 중에서 골랐습니다. 저는 필름 작업을 하러 암실에 들어갔을 때의 어두움이 좋아서, 공중에 떠다니는 유령 같은 이미지들을 붙잡아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어둡고 춤을 추는 그런 이미지들을 선택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원래 조각을 해서 오브제들을 많이 다룹니다. 사람이 춤을 추는 동작과 오브제들이 인격으로 개입하는 것을 혼합하는 작업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제 작품은 유령 같은 이미지와 인격이 투사된 오브제들이 서로 만나서 어떤 장면을 연출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도에서 출발했습니다.

 

질문: 작업하실 때 필름에 색을 칠했다 문제가 생겨서 다시 작업을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그리고 오늘 다시 채색은 못하고 필터를 만들어 왔다고 하셨는데, 필터의 색은 왜 파란색과 붉은색을 사용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유리 작가: 파란색은 원래 입히려고 했던 색이라 필터로 만들었습니다. 붉은색은 제가 고를 수 있었던 셀로판지 색이 5가지 밖에 없어서 그 중에서 붉은색을 택했습니다. 사실은 파란색과 붉은색을 겹쳐 보라색이 나오고 파란색을 빼면 붉은색이 나오게 교차되는 장면을 연출해보고 싶었는데, 리허설을 안한 관계로 원래 의도했던 블루 필터만 사용하여 상영했습니다.

 

질문: 젊은 다섯 작가 분들의 개인적인 예술 세계의 꿈, 진로 방향에 대해 간단히 한 마디씩 들어보고 싶습니다.

이유리 작가: 굉장히 큰 질문인데, 간단하게 대답 드리자면 형식과 형식 간에 있는 어떤 형식을 찾고 싶은 게 저의 장기적인 비전입니다. 저는 조각을 해왔기 때문에 실제 질료를 다루는 작업과 이미지를 다루는 작업 사이의 공간이 있다면 그 공간에서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김승유 작가: 저는 영화를 계속 하고 싶은데, 제가 만들고 싶은 작품은 극장에는 잘 안 걸릴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극장에서 개봉하도록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 극장에서 많이 개봉하는 영화들은 어떻게 보면 한 쪽에 치우쳐져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실험 영화들은 개봉하기 힘들고, 관객도 많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실험 영화들과 지금 개봉하는 영화들의 접점을 찾아 실험 영화들도 극장에서 많이 개봉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서유리 작가: 저는 영상을 계속 공부하다가 학교에 들어갔는데, 다양한 매체를 많이 배워서, 제가 가지고 있는 의문들을 사람들과 공유하는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이윤서 작가: 저는 주로 일상적인 공간에서 조금 초현실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나 요소에 관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제가 뭔가 되고 싶다는 장래 희망, 욕심은 없습니다. 하나 정도 있다면, 골동품 수집가가 되고 싶습니다.

김현일 작가: 제가 앞으로 어떤 영화를 찍을 것인지는 비밀입니다. 저는 영화로 돈을 벌고 싶습니다. 큰 극장에 걸리는 영화를 만들어 돈을 많이 벌고,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EXiS